멕시코에서 빈대(베드버그) 물려서 어시스트카드로 병원에 다녀왔다.
조용하게 멕시코 생활을 하던 중 모기에 물려도 안 긁던 친구가 너무 간지러워했다.
(나는 모기에 물려도 항상 심하게 긁어서 잘 몰랐다..)
물린 곳도 너무 많아서 혹시 모기가 아니라 다른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그런데 빈대 물린 자국과 너무 비슷했다....
설마 아닐 거야... 하는 생각으로 하루 이틀 더 지내 봤는데 상황은 더 심해졌다
. 갈수록 계속 더 물리니까 간지러워서 잠을 못 잤다.
그냥 약국 가서 약만 살까 했는데 어시스트 카드도 1년 치 가입하고 왔겠다.
약국보단 좀 더 좋은 처방약을 받지 않을까 해서 병원을 가기로 했다.
멕시코 지사로 전화를 했는데 스페인어로 블라블라 하더니 끊겨서 연결이 안 됐다. 그래서 한국에 계시는 친구 어머님에게 부탁을 했다.
그쪽에 우리 멕시코 핸드폰 번호를 줬는데 전화연결이 안 된다고 카톡 상담은 24시간 되니 카톡으로 연락 달라고 했다.
어시스트 카드 카톡이 두 개 있는데 내가 알고 있던 건 상담원과 상담하는 게 아닌 그냥 조회만 가능한 컴퓨터 상담이었다..
그래서 카톡 상담이 안되는 줄 알고 한국에 계시는 친구 어머님한테 부탁한 건데.. 미안해졌다..
아무튼 상담원 상담이 되는 '어시스트 카드 알람센터'로 카톡을 보냈다.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하니.. 저렇게 답이 와서 순간 민망했다ㅋㅋㅋㅋㅋ
어시스트카드는 병원에 가기 전에 미리 어시스트 카드에 연락을 하면 지금 있는 곳 근처의 연계된 병원으로 예약을 잡아 준다.
예약해준 시간에 맞춰 가면 따로 결제하지 않아도 어시스트카드 측에서 병원비를 지불해준다. 내가 사는 곳 근처에는 연계된 병원이 없어서 후 청구 방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후 청구로 진행하기 위해 안내 메일이 왔다. 지정된 병원 정보가 있고 청구하는 방법이 적혀 있었다.
첫 진료 일부터 3년 이내에 보상 청구가 가능하다니. 기간이 엄청 길었다.
지정해준 병원은 정말 크고 생긴지 얼마 안 된 곳이어서 엄청 깔끔했다. 로비가 호텔 같았다ㅋㅋㅋ
간호사가 먼저 키 몸무게를 확인하고 기다리라고 했다. 한 2-30분쯤 기다렸나? 드디어 의사를 만났다.
제발 빈대가 아니여라.. 하는 마음으로 진료실에 들어갔다. 들어가서 물린 자국을 보여주니 빈대가 맞다고 했다.... 핳ㅎㅎㅎㅎ...
집에 고양이나 개가 있냐고 했는데 우린 잠깐 살고 가는 여행객이라 동물은 키우지도 못한다..
위층 관리인 아저씨가 고양이를 키우는데 풀어놓고 키워서 집 앞 관리 안 된 풀숲에 엄청 드나든다.
그리고 아저씨가 평소에 놀아주지 않아서 병원 오기 한.. 이 주전?부터 우리 집에 자주 왔었다.
그리고 정말.. 이게 원인인가 싶을 영상을 친구가 발견했다......... 시기상으로도 딱 맞는...
우리가 심해지기 한 이주 전쯤 친구 다리에 고양이가 막 비벼서 친구가 고양이를 만지는 영상을 찍었는데 친구의 검은 바지로 뭐가 기어 다녔다..................
100% 확신은 못하지만.. 정말 고양이 때문인 거 같다...
그 집에서 몇 개월을 살았고 우리는 특별히 어디 가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이러는 게.. 쩜쩜쩜...
아무튼 다시 진료 얘기로 돌아가자면 구글에서 빈대 물린 자국을 보여주면서 이 자국은 빈대 물린 자국이 맞다고 했다.
다른 벌레들은 이런 자국 아니라고.. 그리고 3일 치 약을 처방해줬다.
병원 처방전
병원비 영수증
약 처방전
약국 영수증
병원비는 584페소가 나왔다. 한화로 35,700원 정도이다.
그리고 약 값은 160페소가 나왔다. 한화로 9,800원이다.
보험이 안돼서 그런 건가 병원비가 비쌌다. 보험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근데 또 생각해보면 보험비로 몇십만 원을 낸거라.............ㅎㅎㅎㅎ 그래 보험이니까.. 아까워도 혹시 모르는 거니까 들길 잘했다.
처방받은 약은 특별히 다를 건 없었다.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을 거 같다.
Metamizol(설피린, 메타미졸; 해열제, 진통제 성분)과 Loratidina(로라타딘, 항히스타민; 알레르기성 질환 치료),
그리고 바르는 약을 받았다.바르는 약은 간지러움을 억제해준다고 하는데 딱히 효과는 없었다.
그리고 바르고 흡수되는 게 아니라 그대로 굳어서 옷이랑 침대가 더러워졌다..
빈대나 벼룩 등등 이렇게 무는 애들은 다 먹는 약이 똑같다고 한다.
우리도 아무리 약을 먹어도 빈대가 있는 집에 계속 사니까 나아지지 않고 더 심해졌었다.
그래서 미리 예약 해놨던 비행기 표와 한 달 치 월세를 포기하고 급하게 한국에 왔다.
미리 멕시코에서 세탁소에 맡겨서 옷도 다 빨고 왔다. 이제는 물리지 않으니까 약 안 먹어도 괜찮아졌다
빈대는 약보다도 빈대가 없는 곳으로 가는 게 최고인 거 같다.
정말 글로 쓰니까 그 심각성이 안 느껴지는데 잠도 못 자고 몸도 꽁꽁 싸매고 사느라 정말 힘들었다....
짠돌이인 친구랑 내가 둘이 합해서 200만 원은 포기하고 한국에 온 거니까 말 다 했다..
후 지급은 한 9일 정도 만에 입금되었다.
병원비가 35,700원, 약 값이 9,800원 정도 나왔으니 딱 비슷하게 받았다.
어시스트 카드를 처음 이용해봐서 괜찮을까 했는데 24시간 카카오 상담도 되고 처리도 빨라서 너무 괜찮았다.
외국에 있으면 전화보다는 카카오톡 상담이 되는 게 정말 필요하다.
전화상담도 다 카카오톡 보이스 톡으로 바꿨으면 좋겠다ㅋㅋㅋㅋㅋ
정말 한국 시간으로 9-6시 한국 전화만 되는 콜센터들 별로다..
더군다나 항공권이나 호텔 예약 같은 건데 한국에서만 이용하는 게 아닌데 왜 그렇게 해놨는지 이해가 안 된다...
아무튼 빈대 때문에 고생했지만 보험으로 병원에 잘 다녀온 후기다..........
빈대가 있다면 거기서 무조건 도망치세요. 정말... 죽습니다....... 몸에 상처 남는 거보다 정신병 걸려요.
잠도 못 자고 조금만 간지럽거나 따가우면 또 빈대 있는 거 아닌가 두렵고 미치겠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한국 와서 행복합니다......